👩🏻💻 What I learned.
8월의 마지막 날! 내가 싫어하는 여름도 지나갔다. 오늘은 출근하려고 집 밖을 나섰는데 공기가 선선하고 상쾌해서 기분 좋게 시작했고, 퇴근길 지하철에서 나오자마자 만난 시원한 공기로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8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집에는 조금 늦게 들어왔지만, 그래도 8월을 잘 마무리하며 회고록을 쓰고 자려고 한다.
8월은 바쁘고, 바쁘고, 바쁜 날들의 마무리를 할 수 있었던 달이었고 그 와중에 수많은 고민들도 나를 휘젓고 지나갔던 달이었다. 너무 정신이 없었어서 구체적인 것들이 잘 떠오르지 않는데, 하나하나 돌아보자.
🧳 At Work.
🚀 드디어 배포.
6월과 7월 열심히 개발했던 업체 대상 Admin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드디어 QA 를 마무리하고 배포했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커뮤니케이션적으로나 개발적으로도 쉽지 않은 문제가 있었는데 끝까지 마무리가 잘되어서 정말 다행인 것 같다.
배포 이후에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느꼈던 것들에 대해서 정리를 조금 해봤었는데, 가장 큰 것은 클린코드라는 트랩에 스스로 발목을 걸어버리지 말자는 것이었다.
클린코드를 쫓는 것도 좋지만.
프로젝트를 어느정도 리드를 해야했고, 그렇기 때문에 뭔가 더 잘 해야할 것 같고 누가 봐도 보기 쉬운 코드를 짜야겠다는 압박감도 있었는데 압박에 비해서 구현은 쉽지가 않았고 오히려 설계 과정에서 시간이 더 잡아먹히는 느낌도 들었다.
최대한 잘 짜보겠다고 짰던 코드들은 실망 뿐이었고 잘 해보겠다고 시도했던 것들은 오히려 더 조잡해보였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돌아보니 섣부른 추상화로 인해 오히려 더 파악도 힘들고 구조적으로도 사용이 쉽지가 않은 컴포넌트들이 많았다.
여러번 벽에 턱- 턱- 부딪히고 나니 ‘내가 너무 처음부터 큰 그림을 그리려 했나.’ 라는 생각을 어느 순간 하게 되었고, 그 때 부터는 처음부터 잘하기보다 우선은 풀어서 쓰되 나중에 묶어나가는 방법으로 해봐야겠다 다짐을 했다.
이미 배포는 했고, 반성도 했다. 하지만 반성하고 돌아본 부분이 또 괜찮은 방향인건지에 대해 답을 찾고 싶어서 지난 일주일 동안“우선 풀어쓰기”라는 테마를 가지고 리팩토링 시간을 가져봤다. 물론 이미 구현을 해낸 기능이기 때문에, 100% 명쾌한 답은 아니겠지만 확실히 우선 풀어서 쓰고 필요한 부분들에 대해서만 공통 함수로 빼거나 컴포넌트 분리를 해나가는 방법이 오히려 더 깔끔하고 시간도 적게 들었다. 오오…
지금까지 내가 정답이라 생각해왔던 방법의 순서를 반대로 풀어나가는 시도를 해보면서, 그래도 조금은 추구하는 것을 아주 포기하지 않으면서 조금은 더 쉽게 접근해 나갈 수 있는 결과를 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 사람이 어떻게 처음부터 잘 짤 수 있을까. 방법이 익숙하지 않으면 다른 시도로 풀어나갈 수 있다. 앞으로도 닥쳐올 우여곡절들아ㅋㅋㅋ 내가 좌절하는 한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극복해낼테니 얼마든지 덤벼라.
🍊 이직에 대해서.
이직. 내가 지금 이직을 할 타이밍이 맞을까. 나는 1년 동안 어떤 것들을 얻었고 어떤 경력을 쌓았나 돌아보면 ‘적절한 이직의 타이밍’은 언제일지 감은 잘 안오는 것 같다. 다만 요즘은 조금씩 고민이 쌓여가는 시기인 것 같다.
회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해보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 팀장님께서 많이 물어봐주시고 챙겨주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감사한데 한편으로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다보니 이런 것들이 빠른 시간 내에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들기도 한다. 현실적인 문제는 역시 돈일까 ㅋㅋㅋ
나도 사람인지라 더 좋은 조건이나 더 좋은 환경 또는 내가 관심이 생기는 서비스를 갈 수 있는 기회들이 생기면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실제로 몇 군데 거절을 했으면서도 가끔 “왜…. 거절했지…”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업무를 하다가도 가끔 화가 나는 일이 생기면 ‘그냥 가는게 맞나.’ 생각이 들 때도 있지..ㅋㅋ
실은 지금까지는 어려운 문제는 아니었는데, 현실에 부딪히니 이제는 어려워졌다. 이사를 해야하기도 하고, 돈이 들어가야할 상황들이 좀 생기다보니. 퓨.. 어려운 일이구만. 다음 달에는 결론을 내렸으려나. 9월의 이트루는 답을 찾았기를.
🍂 개입하지 않기.
감정 이입하지 않기. 누군가의 몫에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기. 냉정해 보일지라도 “그냥 내가 할게요.” 라는 말 하지 않기. 부탁받지 않은 배려를 베풀지 않기. 내 입장에서는 배려였다고 한들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그게 배려가 아닐 수 있기에. 관계는 늘 어렵다. 늘 적정거리가 필요하다.
🏠 At Home.
🤪 1년치 회고록 작성
지난 주에는 1년에 대한 회고를 했었다. 입사 초기의 나와 지금의 내가 어떤 면에서 생각이 달라졌는지, 어떤 부분들을 잘 해왔는지에 대해 돌아볼 수 있었는데 이걸 돌아 보면서도 너무나 많은게 달라져있어서 놀라웠다.
이렇게 마인드적으로 계속 변해갈 수 있었던 건 꾸준한 회고 덕분이었다. 물론 1년간의 변화가 모두 긍정적일 수는 없겠지만 분명 긍정적인 부분은 있었다.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스스로 회고하고 나아가려 노력할 것이다.
그런데ㅋㅋㅋ 그냥 생각없이 커리어리에 올려뒀는데 관리자분이 구독 카톡방에 올려주셨다. 😵 (머쓱) 뭔가 부끄럽기도 하고..ㅋㅋㅋ 이상한 말 써놓은건 아닌가 걱정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기도 했다. 감사합니다..!
📝 묵혀뒀던 것들 채우기.
업무적으로 많이 바쁜 한 달이었고 그런 이유로 개인 시간을 많이 가지지 못한 것들에 지쳤던 8월이었다. 2주차 쯔음엔 텐션이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왜 그럴까를 돌아보니, 채우지 못하는 어떤가에 대한 갈증 때문에 오는 무기력함이 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여유 시간을 짜내서 8월에는 리스트업 해뒀던 키워드들 중에서 하려고 했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찝찝한 것들에 대한 키워드들을 골라서 공부를 했다. (뭔가 이런 것들이 더 쾌감이 오는 법이라..ㅋㅋ)
확실히 이 부분들을 공부하고 채워나가니 조금 활력이 다시 생기기도 했고 자신감도 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후..! 9월은 조금만 더 여유시간을 내서 또 새로운 것들을 채워봐야겠다.
🦉 찌들어 있는 나에게 취하지 말기.
배포 일정을 고려해서 가족 여행을 계획했었는데, 배포가 미뤄지면서 QA 일정이 휴가와 겹쳐져버렸다. 이미 예정된 휴가였기에 미룰 수는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본가에 내려가서 재택 근무를 했다. 그래도 쉴 수 있는 시간에는 부모님과 나가서 함께 시간을 가졌는데, 이번 여행에서 뭔가 좀 스스로 반성하게 되는 일이 있었다.
경주 별장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부모님과 황리단길에 잠시 다녀왔었는데 그 더운 날씨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정말 예쁘게 하고 나왔더라. 반면에 나는 머리도 제대로 감지 않았었고, 슬리퍼에 후줄근한 츄리닝을 입고 나갔었다.
꾸미고 나온 사람들 사이를 걸어가면서 ‘사람들이 정말 성실하네.’ 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나는 과연 내 스스로를 잘 챙기고 있는지에 대해 물음을 던졌는데 뭔가 멍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끝에서 내가 너무 찌들어 있는 내 모습에 취해있었다는 생각이 들며 부끄러워졌다. 내가 셀카를 찍은건 언제였지. 불편한 옷을 입은건 언제였고, 시간을 내어서 여행을 떠나본건 언제였지?
휴.. 스스로에게 정말 미안한 일들을 하고 있었구나. 이제는 스스로를 조금 더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찌들어 있는 내가 아니라 스스로를 사랑하는 나에게 더 취해봐야겠다.
👋🏻 Good-bye, August
반성하자, 이트루
나를 못 챙긴 것. 감정을 살린 것.
칭찬한다, 이트루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꾸라지지 않아서 고맙다.